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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무서워 ‘기피직’ 되어버린 與원내대표

등록일 2024-05-02 19:40 게재일 2024-05-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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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심각한 구인난에 빠졌다. 마땅한 경선출마 후보자가 없어 내일 예정됐던 선거가 9일로 미뤄졌지만, 현 정부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의 하마평만 나오는 정도다. 당내에서는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수도권 원내대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수도권 출신 중진들은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당 중진들이 무책임하다”, 또는 “웰빙족이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찌감치 출마가 거론된 ‘친윤석열계’ 이철규 의원에 대해서는 당 내외부에서 불가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당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친윤 그룹이 이 의원 원내대표론을 고집하는 것은 22대 국회에서 원내대표가 앞장서 야당의 윤 대통령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친윤그룹이 예상하는 대로 여당 차기 원내대표는 독배를 드는 자리다. 22대 국회 개원직후부터 민주당 주도의 첨예한 이슈들을 몸으로 막아내야 한다. 민주당은 영수회담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공 모드에 들어갔다. 차기 원내대표로 사실상 추대된 박찬대 의원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바로 발의하겠다. 법사위와 운영위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9개 법안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조국혁신당과 손잡고 재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모든 이슈가 국정을 표류시킬 정도로 폭발력이 커 여당 원내대표로서는 엄청난 부담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리를 내놔야 할 수 있다.

총선 참패 이후 지금처럼 당이 풍비박산 난 상황에서 여당 지도부 역할은 막중하다. 특히 원내대표는 입법권력을 휘두르는 야당과 협치를 모색하면서 국회운영을 정상화할 책임이 있다. 주도적으로 야권과의 대화·타협을 통해 정치복원을 해야 하는 자리다. 다음 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에 수도권 중진들이 많이 출마해서 당이 영남·친윤계 일색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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