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3곳·경북 4곳서 후보 못내<br/> 호남 전 지역 노리는 與와 대조<br/> 돈 쓰고 얻는 것 없단 인식 팽배<br/>“공천불복 인사 험지에” 요구도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경북(TK) 지역은 후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 당 공천에 불복하는 타 지역 인사들까지 지역에 배치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제22대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4일 현재 대구의 12개 선거구 중 9곳에서만 후보를 공천한데 그쳤다. 이어 경북에서도 13개 선거구 중 9개의 선거구에서만 후보를 공천해 대구 3곳과 경북 4곳에서 후보를 내지 못했다. 극심한 인물난이다. 현재 민주당은 대구에서 △중·남구 허소 전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 △동구갑 신효철 전 민주당 대구동구갑 지역위원장 △동구을 이승천 전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북구을 신동환 전 민주당 북구을 지역위원장 △수성구갑 강민구 현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달서구갑 권택흥 전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본부장 △달서구을 김성태 전 대구시의원 △달서구병 남원환 소설가·시인 △달성군 박형룡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조정실장이 선거에 나섰다.
경북은 △포항북구 오중기 전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포항남·울릉 김상헌 전 경북도의원 △구미을 김현권 전 국회의원 △경주시 한영태 전 경주시의원 △김천시 황태성 전 민주당 김천시지역위원장 △안동·예천군 김상우 안동대 교수 △구미시갑 김철호 전 민주당 구미갑지역위원장 △상주·문경시 이윤희 민주당 경북도당 수석부위원장 △고령·성주·칠곡군 정석원 신라대 겸임교수를 공천했다. 다만 영천·청도 선거구의 경우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영수 후보에게 공천을 줄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민의힘이 16년 만에 호남 전체 지역구에서 후보를 공천한 것과 비교된다. 국민의힘은 5일 현재 광주·전남지역 18곳 선거구 중 16곳, 전북 10곳 선거구에 후보 추천을 마쳤으며, 이르면 이번 주 중 나머지 2곳도 후보 추천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22일 전까지는 채울 예정이다.
민주당이 TK지역에서 후보 기근에 시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당선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TK는 국민의힘 텃밭인데다 고령화가 심각해 민주당에 우호적인 청년층이 적은 것도 후보들이 출마를 꺼리는 이유다. 그나마 포항시와 구미시 등 젊은층이 많은 지역은 출마 후보가 있지만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편 민주당 경북·대구 일부 권리당원들이 4일 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불복하는 인사들에게 TK ‘험지’출마를 촉구, 변수가 생겼다. TK 후보 기근에 시달리는 민주당으로서는 구미가 당길 듯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실현 가능성은 낮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부에서는 대구와 경북에서 민주당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는 것은 돈만(선거비용) 쓰고,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며 “전 지역에 후보를 내면 좋겠지만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후보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구와 경북에서는 국민의힘, 호남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공천만 받으면 선거 끝’이라는 인식이 강해 그 벽을 깨기가 쉽지 않다”며 “여야할 것 없이 과거부터 지역·세대·남녀 갈라치기 등으로 선거를 진행한 세대가 건전한 민주주의를 망친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