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당중진, 친윤·영남권 의원)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예고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간 정치권에선 한 위원장이 수도권 험지, 또는 비례대표 후순위로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방탄 논란’으로 리더십 문제가 제기되는 이재명 대표를 압박하는 발언도 수차례 했다. 그는 “우리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달라야 한다.
불체포 특권 포기를 약속한 후보만 공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약속을 어기는 분들은 즉시 출당 등 강력히 조처하겠다”고 했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도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당에 요구했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여당, 정부는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각자 할 일을 하는 기관이다. 거기서 수직·수평적 얘기가 나올 게 아니다”라며 동반자 관계임을 명확히 했다. 총선승리를 위해 용산과는 별도로, 당 사령탑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한 위원장의 이날 취임사는 대부분 수긍이 가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제1야당 대표와 운동권(1980년대 학번·60년대생) 특권세력에 대한 그의 노골적인 비판은 앞으로 진영간 갈등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크다. 당장 민주당에서 “어떻게 취임일성으로 야당 대표에게 모독과 독설부터 뱉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금 국민의힘은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외연확대 없이는 총선승리가 불가능하다. 그러려면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과의 연대는 물론, 민주당과의 대화의 길도 모색해야 한다. 국민들은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는 한동훈 비대위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