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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343발 남아있는데… 군 2년간 제거작업 중단

구경모기자
등록일 2023-12-07 19:43 게재일 2023-12-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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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완전제거 공언에도 포항 호미곶면 일대 20년 째 진전 없어<br/>폭우·산사태 등 유실 가능성 커져… 최근 경기도 파주서 폭발사고<br/>“이대로면 후방지역 160년 걸려” 공병 투입 현 시스템 개선 필요성
속보= 포항 호미곶면 일대에 설치된 ‘과거 지뢰지대’ 때문에 주민 안전이 크게 위협 받고 있는<본지 12월 1일자 4면 보도> 가운데, 군 당국이 지난 2년간 이 지역 지뢰 제거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돼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방부가 제출한 ‘후방지역 지뢰 매설지 및 제거현황’에 따르면 과거 방공포대가 주둔해 있던 포항 호미곶면의 고금산과 봉화산 일대에는 지뢰 343발이 매설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에서는 군당국이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지뢰제거 작업에 나섰으나 모두 제거하지 못했고 다시 2014년과 2018년 등 수차례 지뢰 제거에 나섰으나 완전 제거에 실패했다.


국방부는 다시 지난 2019년 ‘국내 후방지역 모든 지뢰를 2021년 10월까지 모두 없앨 것’이라 공언 했으나 별 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이후 군당국은 2023년 12월 현재까지, 별다른 이유나 설명 없이 포항지역 지뢰제거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있다.


물론 향후 지뢰제거작업 계획도 전혀 없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과거지뢰지대’에 묻힌 지뢰가 폭우나 산사태 등으로 유실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면서 ‘지뢰 위험지역 반경이 계속 확대 된다’는데 있다.


유실된 지뢰가 ‘통제구역’ 철조망 없는 임야나 사유지까지 밀려 내려와 주민 폭발사고가 우려 되지만, 군은 사실상 포항의 지뢰를 방치하고 있는 것.


군의 지뢰 완전 제거가 무기한 연기 될수록 일대 주민들의 불안도 커져가고 있다.


호미곶면 대보리 주민 A씨(63)는“지뢰지대 근처를 지나갈때 마다 산에 묻혀 있다 흘러 내려온 지뢰가 폭발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군의 ‘지뢰 완전 제거 안내’는 여려번 접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실제 국내에서 지난 2020년 한 해 지뢰 305발이 유실됐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군이 유실된 지뢰 의심지역 사유지에 수년째 철조망을 쳐놓고 장기간 토지이용을 제한, 주민 민원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또 군의 지뢰제거 작업이 20년 넘도록 지지부진하자 사회 일각에서는 ‘군 작업 방식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강하게 일고 있다.


현재 국방부 지침에 따라 공병이 지뢰 제거 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이 전문성이 없는 사병이어서,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것.


녹색연합 관계자는 “국회 국방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분위기 라면 국내 후방지역 지뢰 완전 제거에 160년이 걸린다”면서 “시행착오만 거듭하고 있는 현재 군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에서는 유실로 추정되는 지뢰가 폭발해 60대 남성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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