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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호미곶 일대 지뢰 , 주민 안전 위협

구경모기자
등록일 2023-11-30 19:54 게재일 2023-12-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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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지뢰지대’ 고금산·봉화산 <br/>각각 400·200발 대인지뢰 매설 추정<br/>과거 두 차례 산불 인력투입 곤욕<br/>방제제한이 재해 키웠다 지적도<br/>출입 쉬워 인명피해 우려 크지만<br/>군 제거작업 20여년째 지지부진
포항시 호미곶면 고금산 일대의 ‘과거 지뢰지대’. /구경모기자

포항 남구 호미곶면 일대에 매설된 지뢰 수백여 발에 대한 군당국의 제거 작업이 20여년째 지지부진하면서 지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 지역 소나무 군락지를 초토화 시킨 재선충병에 대한 방제작업 역시 이곳 지뢰매설지역 때문에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도리어 재선충병 확산을 부추켰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지난 8월 포항시 공무원들이 재선충병 방제작업 사전 현장 조사를 위해 호미곶면 고금산을 찾았다가, 군당국의 ‘지뢰제거작업 예정지역’이라는 통보에 소스라치게 놀라 철수 했다.


확인 결과 시 공무원들은 군으로 부터 해당 지역이 지뢰매설지역이라는 안내를 받지 못 했고, 일대가 지뢰지대르는 점을 모른 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군의 안내나 출입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


실제 기자가 30일 방문한 고금산 일대에는 자동차 바리케이드와 통제문 이외 별도의 출입제한 시설물이 없었다.


이마저도 일부 구역에만 집중돼 있었고, 사실상 다른 곳은 출입제한이나 일대가 지뢰지대라는 안내시설이 전무했다.


특히 산 비탈면은 철조망이 훼손돼 있거나 아예 없는 구간이 대부분이라, 이곳 사정을 모르는 주민이나 등산객들이 입산할 경우 매우 위험해 보였다.


이곳은 인근에 밭과 농장이 위치해 있는데다 주말 산행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고금산 일대 매설 지뢰 때문에 지역 행정 업무가 차질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과 2022년 이곳에서 산불이 발생했으나, 매설 지뢰 탓에 소방인력을 투입하지 못해 소방당국이 곤욕을 치렀다.


현재 포항지역에는 ‘과거지뢰지대’로 분류된 고금산과 인근 봉화산 일대에 각각 400발과 200발의 ‘M14 대인지뢰’가 매설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지뢰지대’란 군 당국이 지뢰 제거 작업을 벌였으나 ‘완전히 지뢰를 제거하지 못한 위험지역’으로 현재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군은 1960년부터 1980년대까지 국내 후방의 방공기지 일대에 대인지뢰 약 5만3천여 발을 설치했다.


하지만 군은 지난 2001년 ‘후방지뢰지대를 2006년까지 모두 없애겠다”고 공표한데 이어 2019년 ‘향후 3년간 국내 지뢰 완전 제거’ 계획을 발표했으나 현재 전국 37곳에 잔여지뢰 약 3천여발이 묻혀 있다.


국내 잔여지뢰로 인한 인명피해도 상당하다.


사단법인 평화나눔회(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에 따르면 한국전쟁 휴전 1953년 이후 지난 2018년 5월까지 민간인 지뢰피해자는 모두 608명으로, 이중 239명이 숨졌다. 또 최근인 지난 2020년∼2021년에는 경기 고양·김포시에서 3차례의 지뢰폭발사고가 발생, 민간인 2명과 군인 1명이 크게 다쳤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유실 위험 반경이 계속 확대되는 지뢰지대의 특성상, 빠른 지뢰 제거가 절실하다”면서 “하지만 군의 지뢰제거작업은 20년째 제자리 걸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군 합동참모부측은 “지속적으로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광범위한 지역 수색에 많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면서 “신속한 제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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