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당사자들의 반응이 부정적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쌓인 감정의 골이 금방 메워질 수는 없다. 혁신위가 성급한 성과를 기대하는 것도 금물이다.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조그마한 당내 분열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비판적인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꾸준히 설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당이 변하는 모습을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혁신위가 차가워진 민심을 다시 견인할 동력을 확보하려면 다양한 충격적 조치들이 요구된다.
인 위원장이 지난주말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의원을 콕찝어 “스타의원은 서울에 출마하는 게 상식이다”라고 언급한 말도 파장이 크다. 보수정당 지지기반이 강한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울산)지역 다선의원들이 희생정신을 발휘해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는 요구다. 당사자들은 충격적이겠지만, 인적쇄신을 위해 혁신위원장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여당은 이번주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위 가동을 시작으로 총선준비에 들어간다. 12월 12일부터는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총선기획단에서는 당의 공천방향이나 수도권 대책을 내놔야 하고, 인재영입위에서는 당의 다양성을 확보할 인재들을 발탁해야 한다. 혁신위 과제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조직간에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지금 중도층과 서민·약자들의 민심을 얻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참패를 면할 수 없는 위기상황이다. 혁신위와 총선기구들이 역할분담을 잘해서 민심을 감동시킬 만한 파격적인 메시지를 계속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