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만해도 주 서식지인 낙동강 하구에는 매년 4월과 7월 사이 수천마리의 쇠제비갈매기가 찾아들었다. 호주와 필리핀 등지에서 겨울을 보내고 1만km가 넘는 거리를 날아 우리나라 낙동강 하구에서 여름 한철을 보낸 철새다.
그러나 서식지 주변의 환경이 나빠지면서 수년 전부터는 개체수가 줄고 낙동강 하구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것이 2013년 5월 담수호인 안동호에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상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본지는 전국 최초로 내륙지방에 정착하기 시작한 쇠제비갈매기의 생태과정을 수년간 추적 보도해 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KBS가 이어 ‘쇠제비갈매기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다큐를 제작, 방영하기도 했다.
안동시는 내륙지방인 안동호에 찾아온 쇠제비갈매기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인공섬을 조성키로 하는 등 쇠제비갈매기 보호에 적극 나섰다.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2020년 물 위에 뜬 구조물 위에 모래를 깔아 기존의 서식지와 비슷한 인공섬을 만들었다.
이런 노력으로 올해로 11년째 쇠제비갈매기가 안동호를 찾아왔다. 쇠제비갈매기의 새로운 서식지로 정착한 것이다. 안동시는 이런 공로로 작년 환경부가 후원하는 자연환경 대상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안동시는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를 찾는 관광객이 매년 늘어남에 따라 생태 탐방 인프라 구축 등 쇠제비갈매기를 소재로 한 생태관광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서식지 주변에 탐조용 전망대를 만들고 고배율의 관촬 망원경도 설치한다. 경북도도 이에 힘을 보태 쇠제비갈매기 인공섬 중심으로 수상관광코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한 각계의 노력이 바닷새 쇠제비갈매기의 내륙지방 안착이라는 놀라운 변화를 이끌었고, 이것이 안동의 새로운 명물거리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자연환경 파괴가 심각한 시점에 자연생태계를 살려 관광명소화하는 안동시 등 각계의 자연보호 노력이 돋보이는 쇠제비갈매기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