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후 전국적으로 살인 예고글이 인터넷에 무더기로 올라오면서 대구·경북 경찰도 비상이 걸렸다. 대구에서는 지난 5일 야구경기가 열리고 있던 삼성라이온즈파크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살인’ 예고 글이 한국야구위원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와 경찰이 총출동했다.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이 직접 지휘하는 경찰특공대가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순찰을 강화해 야구장에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대구경찰청은 앞으로 범죄가 우려되는 다중밀집지역(대구공항, 반월당역, 동대구역 등 11곳)에 특공대, 기동대, 형사 등 경찰 인력을 배치해 치안을 강화한다. 경찰은 흉기소지 의심자나 이상행동자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라 선별적 검문·검색도 할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할 것 같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4일부터 해수욕장과 쇼핑몰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을 중심으로 경찰력을 집중 배치해 치안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경북경찰은 흉기난동 신고가 접수되면 출동 가능한 최인접 순찰차에 지령을 내리는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112 대응태세를 확립해 두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2일에는 인터넷 게임 사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혐의로 A씨(33)를 ‘살인예비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6일 낮 12시 기준, 살인 예고 글을 게시한 혐의로 검거한 인원이 46명이라고 밝혔다. 지금 우리 국민은 치안이 흔들리자 불안에 떨고 있다. 경찰이 특별치안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지금 상황은 경찰에만 맡길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최근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가 잦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료기관을 포함한 여러 기관의 협력을 통한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 ‘묻지마 테러’를 엄중처벌하는 입법도 서둘러야 한다. 불특정 다수를 공포로 몰아넣는 묻지마 범죄에 대해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검토하는 것도 논의해 볼만하다. 언론도 선정적 보도를 자제해 모방범죄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