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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 폭염, 인명피해 줄이는 데 집중해야

등록일 2023-08-03 17:17 게재일 2023-08-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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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 불볕더위가 연일 기승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일 폭염위기 경보수준을 4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발령했다. 폭염으로 심각 경보가 내려진 것은 2019년 이후 4년만이다.

지금과 같은 기록적 불볕더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니 주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지 않을 수없다. 재난 당국에 따르면 2일 현재 전국 온열질환 추정사망자는 23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7명의 3배다. 그중 경북이 10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지난달 말 기준 경북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09명이다.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143명의 온열질환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오전 9시 이후 어르신들이 논. 밭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도록 관리하고 폭염시간대 예찰 활동을 강화해 피해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경북도와 일선시군은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비상이다. 폭염 전담팀이 가동되고 야외근로자, 논밭 고령층 작업자, 홀몸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 집중 관리에 나서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과 인명피해는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나 좀처럼 피해가 줄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촌의 폭염 수위가 종전보다 더 강력해지면서 인명피해 우려도 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했다.

극한 폭염이 특정한 해에 일어나는 기상이변이 아니라 전지구적 재앙으로 다가온다는 뜻이다. 유럽 남부지역과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서는 50도가 넘는 기록적 폭염이 일어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우리의 재난 대응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의 관행적 틀에서 벗어나 강력해진 폭염에 대비하는 맞춤형 대책이 나와야 한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 대부분이 노인이나 저소득계층이다. 좀 더 광범위하고 세밀한 대책으로 그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농사일은 때를 놓치면 한해 먹고사는 것에 문제가 생긴다. 폭염에도 논·밭일 나가야하는 어르신의 사정을 살피는 행정의 세심함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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