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서도 일부 아파트단지가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토부 조사 결과에 따라 지역에 건설된 아파트 가운데 철근이 빠진 부실아파트가 없다는 보장이 없어 걱정이다. 국토부가 2017년 이후 공사 중인 전국 293개 아파트단지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에 나섰으나 그 가운데 64%가 이미 입주한 것으로 확인돼 부실시공 여부 판명에 따라서는 파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높다.
작년 외벽이 붕괴된 광주 화정아파트 역시 무량판 구조로 설계됐고, 1995년 무너진 삼풍백화점도 무량판 구조다. 화정아파트 사고 이후 건축 전문가들은 무량판 구조의 특성상 연쇄붕괴에 의한 인명사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했으나 정부 차원의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사고 위험성이 상존했다.
무량판 구조는 보없이 기둥만으로 하중을 버티는 구조여서 철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의 벽체 구조보다 주차공간을 넓힐 수 있어 최근 대규모 단지 위주로 많이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건물을 버티는 철근이 빠지면 상상할 수 없는 큰 사고를 낼 수 있어 이번 사고는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LH가 발주한 아파트단지 91곳 가운데 15곳에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두고 일각에선 LH의 고질적 전관예우가 사고의 배경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5년간 LH 2급이상 퇴직자가 재취업한 업체에서 203건 2천319억 공사를 수주한 것은 이런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역에 건설된 아파트에 대한 안전성 조사에 나서 주민을 안심시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파트 부실시공은 주민 재산손실은 물론 생명을 위협하는 민감한 문제이기에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부실시공 과정에 문제가 된 기관과 개인이 있다면 응징조치도 취해야 한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후진국형 건설사고가 일어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