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농가에서는 “꿀벌 집단폐사 사태에 개별 농가가 대처할 수 있는 역량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가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에서도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에서는 “양봉직불금 제도를 정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꿀벌 집단폐사나 실종현상에 대한 행정기관의 실태조사 결과는 나온 게 없지만, 항공방제나 병해충, 이상기후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상주 한 양봉농가는 주변의 농약살포로 피해를 보았다며 관계기관에 정밀조사를 의뢰해 둔 상태다. 양봉농가나 학계, 환경단체에서도 꿀벌 실종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량을 유지한다고 할 정도로, 양봉산업은 중요하다. 유엔은 매년 5월 20일을 ‘세계 꿀벌의 날’로 지정했다.
양봉산업이 개별 농가의 수익 차원을 넘어 자연 생태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피해 실태조사와 함께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양봉농가는 지금 꿀벌 집단폐사 외에도 각종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병해충 발생, 밀원(蜜源·벌이 꿀을 빨아오는 식물) 고갈 등으로 심각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