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인명피해의 주범은 산사태였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63%인 12명이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실종자까지 포함하면 산사태로 인한 희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산사태가 발생한 산골마을은 대체로 산비탈에 마을이 형성돼 있고 마을 주변은 논과 밭으로 둘러싸여 있다. 산사태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가 이런 형태의 마을이다. 전문가들은 산사태는 경사지에서 빠르게 진행되며 주변에 나무나 숲 등이 없으면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말한다. 영주시 풍기읍 한마을에서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산사태는 산림당국의 조사과정에서 마을 뒷산 나무가 없는 지점에서 토사가 다량 유실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또 전문가들은 산사태 원인을 기록적인 강수량과 함께 산림지역에 대한 난개발이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한다. 사흘 동안 200mm 이상 비가 내리면 지반이 약화될 수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산사태 발생 위험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태양광 설치와 무분별한 주택 건립도 산사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경북도내에는 5천군데 가까운 산사태 취약지역이 있다. 이중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지역은 429곳이 된다. 산사태 취약지로 지정됐으나 폭우 등에 대비한 관리가 제대로 되는지는 의문이다. 이번에 산사태가 발생한 곳 가운데 일부는 산사태 취약지로 지정되지 않은 곳도 있어 산사태 취약지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
지구촌의 기후변화로 이미 우리나라도 집중 호우가 곳곳에서 게릴라식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번 경북 북부지역에 쏟아진 비도 이런 경우다. 시간당 100mm 가까운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 언제 어디서 산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니 산사태에 대비한 안전교육과 취약지에 대한 안전진단 및 재검증이 필요하다.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경북북부지역에 대한 재난지역 선포와 함께 산사태 취약지역에 대한 세밀한 점검도 서둘러야 또다시 이런 불행을 최소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