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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재선충 역대급 피해 우려, 대책 없나

등록일 2023-06-29 17:40 게재일 2023-06-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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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지난해 8월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일원의 심각한 재선충병 확산을 지적한 지 1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으나 상황은 더 나빠졌다. 200만그루 이상이 재선충병에 걸렸던 2015년 상황보다 더 심각할 것 같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조림사업의 중심 수종을 소나무 대신 상록활엽수로 교체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동백나무 등 상록활엽수종은 재선충병에 자유롭고 많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산불 피해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재선충이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며 솔수염하늘소의 성충이 소나무 잎을 갉아먹을 때 소나무로 침입해 나무를 고사시키는 병이다.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병해 지금은 전국으로 많이 확산돼 있다. 포항을 비롯해 경북 동해안지역은 소나무재선충이 많이 창궐하는 곳이다.

본지 취재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포항시 호미곶면 대보리 대보저수지와 구만리, 대동배 2리 일대 야산 등지 소나무 숲은 마치 가을단풍이 물든 듯 얼룩져 나무가 고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보통 가을인 9∼10월에 재선충병이 발생하나 올해는 6월인데도 피해가 심각하다고 한다. 지난해 발생한 태풍 힌남노로 소나무 수세가 약화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포항시는 최근 1년반 동안 2천800ha 지역의 소나무 13만여 그루를 제거했고 경북도도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58만여 그루 소나무를 제거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피해를 근원적으로 막지는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180억원의 방제 예산을 확보하고 추가로 100억원을 더 편성했으나 그마저 모자란다는 것이다. 재선충 방제 예산의 규모가 커지고 있으나 효과는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재선충병 확산과 감염소나무 제거라는 반복된 방제행위가 매년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남대 박선주 교수의 지적대로 소나무가 성장이 빠른 장점보다 산불과 태풍으로 쓰러진 후 재선충 숙주의 산란지가 되는 단점의 피해가 훨씬 크다면 수종 변경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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