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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장마 시작, 힌남노 악몽 되풀이 말아야

등록일 2023-06-26 19:51 게재일 2023-06-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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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시작한 장마가 이번 주에는 중부지방까지 전선이 확대되는 등 올여름 장마가 본격화되고 있다.

기상청은 올여름 장마는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강력한 슈퍼 엘리뇨 현상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많은 강우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40㎜의 비가 자주 내릴 것으로 보여 비 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행정안전부는 어제 호우에 대비하는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는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폭우로 경북 포항과 경주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포항에서는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 차를 빼러간 주민 7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또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쏟아진 흙탕물로 포항 제철소는 제철소 완공 이후 최악의 침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제철소는 공장이 멈추고 생산 차질과 재고 손실 등으로 2조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는 시간당 100㎜가 넘는 집중호우와 이로 인한 냉천의 범람이 원인이다. 범람한 물은 밤새 저지대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쓰며 들었고, 제절소를 덮쳐 미처 손쓸 틈도 없이 피해가 확산된 것이다. 포항시는 이에 따라 하천 범람을 근원적으로 막을 냉천 상류지역에 항사댐 건설을 정부에 건의했고, 정부도 6년동안 끌어오던 댐 건설을 2025년에는 착공키로 했다.

그러나 댐 공사 완공까지는 6∼7년의 시간이 걸려야 하고, 냉천 일대에 대한 수해방지시설 보완에도 안심을 할 수 없는 것이 비 피해다. 특히 올해는 기상이변에 따른 집중 호우가 잦을 것으로 예상돼 당국의 특별한 선제 노력이 필요하다.

포항 말고도 경북에는 자연재해 우려 지역이 많이 있다. 산사태 우려지역이나 태양광 설치로 불안한 지역, 저지대 주민이 밀집한 곳 등은 비상사태에 대비해 지자체가 세심한 감시와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 자연재해는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는 우리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긴 장마에 미리 대비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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