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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가 상승, ‘상대적 박탈감’ 심화시킨다

등록일 2023-06-07 18:05 게재일 2023-06-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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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이 서민음식이란 말은 옛말이 됐다. 1인분(100g)이 보통 1만2~3천원가량 해 3~4인 가족이 삼겹살로 외식을 하려면 10만원 가까이 든다. 5월 기준, 외식 삼겹살 가격은 2년 전보다 16.1% 뛰었다. 지난달에는 서민 음식의 대표격인 라면 값도 올랐다. 라면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1년 전보다 13.1%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 이후 14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상으로는 최근 우리나라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서민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치즈, 피자, 빵, 김밥 등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 세부 품목 112개 중 31개의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통계물가와 체감물가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유독 먹거리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음식물가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원유가격 인상이 예고되면서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빵 등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질까 봐 소비자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

물가당국도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매우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설상가상 전기요금을 비롯해 공공요금 인상도 이미 예고된 상태다. 통계를 내세워 소비자물가 안정세를 강조하더라도 체감물가가 실질적으로 꺾이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수긍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액 연봉자가 급증하면서 국민 모두가 느낄 정도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 동향조사’에서는 전국가구 중 적자가구(한계가구) 비중이 26.7%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득양극화는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과 불안의 최대 요인이 된다. 특히 먹거리 물가의 급격한 상승은 서민들에겐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정부가 시장경제를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물가상승 요인을 철저히 분석해서 서민들이 먹거리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덜 느끼도록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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