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의 보호 아래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강대강 대립은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경제가 전쟁의 영향을 받아 오일쇼크와 공급망 위기, 스태그플레이션 등으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대국 사이에 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치를 보고 한반도의 우리 처지가 남달라 보이지 않는다. 70여 년 전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한 6·25 전쟁을 통해 우리는 전쟁의 참혹상을 경험한 바 있다.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비극적 상황에 동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런 동병상련의 아픔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 백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국토의 30% 이상이 황폐화된 우크라 전쟁의 상흔은 6·25전쟁의 아픔을 반추케 하는 것이다.
힘의 논리가 통하는 냉엄한 국제사회에 우리는 어떻게 국가를 지킬지가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한미일의 군사동맹 강화 등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해 북한 핵에 대응하고 한편으로는 자주적 안보 능력 확보에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올해 보훈의 달은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하면서 그 의미가 더 뜻깊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이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라는 선진국일 수 없다. 선진국일수록 순국선열에 대한 예우를 경건히 하고 그들의 정신을 널리 전한다. 국가 유공자를 예우하고 그들의 희생 정신을 기리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안보를 더 공고하게 하는 길이다.
보훈의 달을 맞아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넋을 기리는 동시에 안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는 노력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북한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은 듯 여기는 사회 풍조가 불식되도록 올바른 안보교육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일반 가정서는 현충원이나 전쟁기념관 등을 찾아 호국과 충렬의 정신을 느껴보는 것도 보훈의 달을 뜻깊게 보내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