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전 의원의 신당창당 의도는 공감이 가는 측면이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여야가 모두 싫은 무당층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무당층 비율이 29%로 나타났다. 민주당 36%, 국민의힘 31%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치다.
우리나라는 지금 양당정치의 폐해로 중병을 앓고 있다. 여당지도부는 잇단 설화로, 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그저께 페이스북에서 “자진 탈당하고 검찰수사 받겠다는 송영길, 당에 해악을 끼치든 말든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는 이재명, 전광훈 늪에 빠진 여당 지도부”라고 양당을 비판하면서, “이러다가 정말 제3지대 정당이 탄생하나”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제3지대가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자리를 잡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지역 기반이 탄탄하거나 대선주자급 인물이 중심이 될 때 힘을 받을 수 있다. 여야 의원 중에는 아직 동조하는 의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3·8전당대회 이후 조용하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안 의원의 경우, 제3지대론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지만, 다음달부터 토크콘서트 형식의 대중정치활동에 나선다. 유승민 전 의원은 어제(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중외교에 대해 비판하며, 비주류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신당합류 여부가 주목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여당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니 자기만의 노선으로 고쳐보겠다”며 합류에 선을 그었다. 제3지대 신당의 파괴력은 미지수이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왜 수도권 신당론이 주목을 받는지 철저히 분석해보고,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