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이 실시된 화진리는 6·25 전쟁 당시 학도병이 주축이 된 한국군이 북한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으며 상륙작전을 감행했던 장사해수욕장(영덕군 남정면) 바로 아래에 있다. 한미연합군이 이번에 포항에서 대대적인 상륙작전 훈련을 한 것은 포항·영덕 일대가 유사시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요충지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날 훈련에는 미 본토에 주둔하는 해병 제1원정군이 7년만에 참가해 한국 해병대와 손발을 맞췄다. 그동안 미국 측은 한미 해병대훈련에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제3원정군을 파견했다. 한미 해병대 상륙작전이 사단급으로 펼쳐진 것은 5년 만이다. 훈련은 김승겸 합참의장이 주관했고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안병석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 군주요 지휘관이 참관했다. 훈련에는 사단급 규모 상륙군과 대형수송·상륙함, 항공기 70여 대, 상륙돌격장갑차 50여 대도 동원됐다. 실전(實戰)처럼 훈련한 것이다.
잘 알다시피, 장사상륙작전은 6·25 전쟁 때 유엔군 총사령관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9월 15일) 하루 전에 북한군의 전력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감행한 전투다.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토대를 마련해 한국 전쟁사에 영원히 남을 전투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참전병 772명 중 600여 명이 어린 학도병들로 구성됐으며, 139명의 전사자가 발생하는 비극적 전투였다. 한미 연합군이 이번에 포항에서 결정적 행동 단계 훈련을 대규모로 한 것은 경북 동해안 일대를 주요 작전지역으로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미 연합군은 앞으로 이번과 같은 핵심훈련을 통해 유사시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응징할 수 있는 방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