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은 조선중기 대구읍성 북문밖에 자리 잡았다가, 1923년 일제 강점기 때 천황당못이 있었던 현재의 자리를 흙으로 메워 이전했다. 규모와 역사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규모 시장이어서 지금도 ‘큰장’으로 불린다. 현재 4천600여 점포에서 상인 2만여 명이 장사를 하고 있으며, 대구 섬유업계 부자들을 배출한 산실이기도 하다. 주거래 품목은 아직도 섬유관련 제품이다. 최근 들어서는 서문시장이 이 지역 민심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면서 총선이나 대선 때마다 유력 정치인들이 지지세 확산을 위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1980년대 들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장, 서울·부산의 상권잠식 등으로 쇠퇴하기 시작한 서문시장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전 상인들이 전력을 쏟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주차장 시설이 부족해 젊은 고객들이 외면하는데다, 시장 한복판에 있는 4지구가 2016년 화재로 다 타버린 후 아직 복구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100주년을 맞아 이러한 현안이 하루빨리 해결돼 서문시장이 과거의 화려한 명성을 되찾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