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들은 본점소재지 이전을 환영하면서도 포스코홀딩스와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의 실질적 기능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번 주주총회 통과는 국가와 지역, 그리고 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기업이 지방에서 필요한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포스코그룹이 지역인재 양성에도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시장이 언급한 것처럼, 지난해 포스코 문제로 포항지역사회가 홍역을 치른 핵심이유는 ‘지방=우수인재 부재’라는 ‘사회적 등식(等式)’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회적 등식은 수도권 밑으로 가면 인재를 뽑기 힘들다는 ‘인재 남방한계선’이라는 기막힌 용어도 만들어냈다. 사실 기업투자 네트워크가 모두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니 이러한 용어가 생길 만도 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대기업이 지방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는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포스코도 그동안 포항지역 스타트업과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포스텍(포항공대)과 산학협력을 통해 인공지능분야 전문가를 양성해 왔으며, 지난 2021년 포스텍에 개관한 체인지업그라운드는 현재 큰 성과를 내고 있다.
포항시를 비롯해 대부분 비수도권 지자체는 지금 모든 인적·물적자원의 수도권 집중화로 소멸위기를 겪고 있다. 포항은 철강산업 활성화로 한때 인구가 52만명을 넘어선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50만명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인구유출의 중요한 원인은 일자리 때문이다. 포스코 같은 대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지방의 인재를 양성할 경우 청년과 그 가족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