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당 대표 선거 판세를 보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기현 후보가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 후보는 당권레이스 초반부터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마케팅’으로 친윤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투표가 결선으로 갈 경우, 2·3위인 안철수·천하람 후보의 연대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마지막 당 대표 토론회에서 천 후보가 안 후보에게 “필요하면 연대하면 될 것 같다”고 언급하자, 안 후보가 웃으며 화답한 것이 여운을 남긴다.
아쉽게도 집권여당 전당대회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당 대표 후보들이 모두 자기 권력을 위한 이전투구식 싸움을 이어 가면서, 민심을 얻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지금까지 당권 주자가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4명의 후보로 완성되기까지는 ‘윤심’이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나경원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윤핵관’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은 끝에 결국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했다. 안철수 후보는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내세웠다가, 대통령실로부터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는 강한 경고까지 받았다.
차기 당 대표는 집권 2년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드라이브를 뒷받침하고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려면 당 내부를 통합하는 것은 물론, 외연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자기권력보다는 대통령실과 내각과의 긴밀한 공조, 그리고 야당과의 협치를 이뤄낼 수 있는 당 대표를 뽑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