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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 존폐 위기… 지방소멸 예고편

등록일 2023-02-23 18:48 게재일 2023-02-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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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의 위기를 두고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표현을 쓰고 있으나 지금은 지방권 대학 너나없이 존망의 기로에 서 있는 꼴이다.

지방소재 대학의 정원 미달은 학령인구 감소로 이미 예고가 됐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지금대로 가면 내년이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 뻔하다.

종로학원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3학년도 전국 시도별 대학 추가모집 상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는 총 180개 대학에서 1만7천439명을 추가 모집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지방권 대학이 112곳이며 지방대학 수는 전년보다 16곳이 더 늘었다.

대구와 경북지역 대학의 경우 22개 대학 중 거의 대부분인 19개 대학(포스텍 등 3개 대학 정시모집 없음)이 3천114명을 모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에서 추가모집 인원이 많은 지역을 순위별로 분류해 보니 1위부터 7위까지가 모두 지방이다. 경북은 그 가운데 1위라고 한다.

지난 1월 종로학원이 분석한 정시모집 자료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전국에서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학과가 26개 학과(14개 대학)로 밝혀졌으며 경북권은 여기서도 10곳으로 가장 많았다. 학과 학생 모집은 했으나 지원학생이 없으니 존폐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지방거점 국립대학도 비슷한 형태로 아픔을 겪고 있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거점 국립대학의 자퇴생 수가 매년 급증한다. 2016년 3천930명이던 자퇴생 수가 2021년에는 6천366명으로 1.6배 증가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뜻에는 서울에서 먼 곳부터 망한다는 의미가 있다. 경제와 권력, 사람이 몰리는 중앙 집권화 구조가 타파되지 않으면 지방대학이 문 닫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정부가 지방특색에 맞는 지방대학 육성을 위해 지방대학의 재정지원 권한을 지자체로 넘기겠다고 하나 학생들의 서울 지향주의가 꺾이지 않는 한 지방대학 살리기가 쉽지 않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특별한 접근법이 나와야 한다. 지방대학의 존폐위기는 지방소멸의 예고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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