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TK의원 대거 교체론’ 허튼소리가 아니다

등록일 2023-01-26 17:56 게재일 2023-01-27 19면
스크랩버튼
홍준표 대구시장이 그저께(25일) 페이스북에 “TK(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인재를 키우지 못해 눈치만 늘어가는 정치인들이 양산되고 국회의원다운 국회의원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재선 이상 TK의원들은 다음 총선에서 모두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눈앞에 두고, 보수정권의 산실인 이 지역에서 최고위원 후보조차 내지 못한 채 공천 눈치만 보는 TK현역의원들에게 홍 시장이 5선의 정치선배 입장에서 쓴소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최근 “전당대회에서 대표와 청년·여성 최고위원을 포함해 9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3명은 배출해야 TK체면이 선다”는 의중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이 언급한 것처럼, 여당 전당대회가 불과 한 달여 남았지만 이 지역 현역의원 중에는 한명의 최고위원 후보조차 없다. 3선 출신인 김재원 전 의원만이 지난 25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을 뿐이다. 홍 시장의 SNS 발언에 대해 상당수 TK 현역의원들이 ‘도매급으로 욕먹는다’며 불쾌해 할지 몰라도, 이 지역 유권자들은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 최근 발표된 다양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TK 현역의원들의 차기 총선 교체여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 대선에서 대구·경북 지역민은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 지역 이익과 민심을 대변해야 할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말로만 ‘최대주주’ 소리를 들으면서 존재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히 비판받을 일이다. “중앙정치에서 힘도 못 쓰고 동네 국회의원이나 하려면 시의원, 구의원을 할 것이지 뭐 하려고 국회의원을 하냐”는 홍 시장의 말이 백번 맞다.

TK 현역의원들이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은 공천만 되면 당선이 보장되는 선거풍토 때문이다. 당 실력자에게 줄만 잘 서면 여의도로 입성하는데, 민심을 얻는데 총력을 쏟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여야 지지자가 팽팽하게 맞서는 수도권 지역 정치인과 비교해 야성(野性)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온실 속의 화초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공봉학의 인문학 이야기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