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할매글꼴을 만든 김영분·권안자·이원순·추유을·이종희 할머니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칠곡할매들 안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적힌 대형 연하장을 선물하면서, 방명록에 ‘우리 할매들은 대통령님을 믿습니다. 대통령님 좋은 이야기 마이 들리게 해주세요’라고 썼다. 윤 대통령은 ‘어르신들 건강하세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라고 적어 화답했다.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칠곡할매글꼴은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의 글씨처럼 손으로 꾹꾹 눌러 또박또박 쓴 글씨체다. 가독성이 좋으면서도 정겹게 느껴진다. 칠곡할매글꼴 5종은 지난해 MS오피스에 탑재됐다. 이번 윤 대통령의 새해 연하장에도 이 글씨체가 쓰였다.
이 글씨체는 칠곡군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깨친 5명의 할머니들이 4개월간 각각 2천장에 쓴 손글씨를 바탕으로 2020년 12월에 제작됐다.
칠곡할매글꼴은 현재 여러 공공장소에 사용되고 있다. 경주 황리단길에는 이 글씨체로 제작한 대형 글판이 내걸려 있으며, 국내 최초의 한글 전용 박물관은 칠곡할매글꼴로 제작한 표구를 상설 전시해 관광객을 눈길을 끌고 있다. 칠곡군 공직자들이 사용하는 명함도 정겨운 칠곡할머니들의 글씨체로 만들어졌다.
대통령 부부를 만난 할머니들은 “처음에 가나다라를 배울 때는 막막했는데, 할수록 재미가 있고 눈물도 났다”, “은행 가서 돈을 찾으려고 하면 이름을 쓰라고 하는데, 그때마다 손이 떨렸다. 이제는 글을 배워 잘 쓴다”면서 한글을 배우고 난 뒤의 성취감을 자랑했다고 한다.
대구·경북지역에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힘든 상황에서도 한글을 배우는 차원을 넘어 ‘칠곡할매글꼴’이라는 값진 문화유산을 만들어낸 할머니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할머니들의 글씨체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 더욱 널리 쓰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