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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괘방령에서 옛길의 매력을 느끼다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2-10-18 18:34 게재일 2022-10-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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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은 눈앞에 보이는 길만이 아니다. 우리 곁의 풍경을 보면서 여기가 오늘이고 저기가 어제라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다양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길이 더 기억에 남는다. 김천은 영남은 물론 호남과 충청으로 길과 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그중에서 괘방령은 옛길의 매력을 충분히 뿜어내고 있다. 경상북도 김천에서 충청북도 영동군으로 넘어가는 길이 추풍령인데 백두대간에서 가장 낮은 해발 221m라 올라가기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낮은 고개임에도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조선시대 영남의 선비들은 과거시험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지지 않을까 하여 이 고개를 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괘방령. 이름처럼 친근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은 고갯길인 괘방령은 지금은 신작로가 되었지만 과거에는 저마다 꿈을 안고 옛 선비들과 그 가족들이 함께 넘었던 길이었다.

제갈 은희 문화해설사는 “‘괘방’이라는 의미는 ‘합격의 방이 붙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괘방령으로 가면 합격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지금은 조선시대처럼 과거를 보러 가지는 않지만 수험생들과 그 부모들이 많이 다녀간다”고 전했다. 그래서일까. 괘방령 공원에는 돌탑과 과거를 보러 가는 자식이 합격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조각상 모습도 볼 수 있다. 괘방령 길은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뿐 아니라 보부상 같은 장사하는 사람들도 많이 다녔는데 길 이름이 좋아서 넘어 다녔다고 한다. 이 길 위에는 그 시절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괘방령 주막도 운영 중이다.

마을의 이장도 겸하고 있는 주인장 전창섭 씨는 “ 주막을 운영한 지는 2년째인데 할머니가 6·25가 일어나기 전까지 운영하던 것을 다시 이어서 운영하고 있다. 김천시에서 옛길의 의미도 되살리고 마을 수익 사업으로도 연계해 재현해 만들었다. 앞으로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음식도 연구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괘방령이라는 이름이 밝고 즐거운 느낌보다는 괴이한 느낌이 드는 것 인정해야 하지만 그 이름 때문에라도 호기심에 발길이 머문다. 가을이 바짝 다가온 지금 여행의 마음을 부추기는 청명한 기운이 마음을 간질인다. 복잡한 도시의 길에서 한적한 시골길로의 마음이 생김새도 달라지게 하는 옛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김천으로 떠나보자.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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