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질부성은 흥해읍 남쪽 평지 위에 돌출된 천연적인 구릉지를 이용하여 성벽을 축조했고 성벽은 흙을 이겨서 쌓은 토성이며, 성벽 둘레가 약 2km나 되는 대형 성곽이다. 지증왕 5년(504년) 9월에 주민들을 동원하여 파리성, 미실성, 진덕성 등 12개의 성을 쌓았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전해져 온다. 이 남미질부성이 곧 미실성이다. 삼국시대 북미질부성과 함께 신라의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성안에는 남성리의 ‘못산(池山) 마을’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 못산 마을의 서편 구릉지에는 성주의 무덤으로 전하는 고분이 7~9기 정도 남아있다. 기록은 1개의 못과 3개의 우물이 있어서 성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이용하였다고 하는데 현재는 1개의 못과 1개의 우물이 남아있다.
이 성곽은 흥해지역뿐 아니라 포항지역에 남아있는 성곽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축조된 성곽에 해당되며, 늦어도 고려 시대까지는 흥해지역을 다스리던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6·25 전쟁 때 북한 인민군 등의 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었다는 남미질부성. 연못가를 한 바퀴 돌면 흐드러진 수양버들이 가지를 늘어뜨려 아직 싱싱한 연잎과 대화하는 것 같다. 그 옆에서 나무 데크길에서 그 시대 성안에 살았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해본다.
동네 주민들의 훌륭한 산책 장소이자 왜가리, 오리, 학, 두루미 등 조류들의 서식지이기도 한 남미질부성에서 가을 바람이 전하는 옛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