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넘긴 현재 도로, 하천·상수도 등 공공시설은 어느 정도 복구를 마쳤으나 주택과 상가, 공장 등은 원상복구까지 아직 멀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다”는 어느 자원봉사자의 말처럼 포항시내 피해 현장은 그 많은 봉사자의 헌신적 노력에도 복구를 꿈꾸기에는 여전히 가마득하다. 포항시에 따르면 그간 포항에는 공무원 6천여 명, 군인 1만8천여 명, 자원봉사자 6천600여 명 등 3만5천여 명의 인력이 동원돼 피해복구 작업에 나섰다. 놀라운 것은 자원봉사를 위해 나선 기관·단체 등이 전국적이라는 사실이다.
부산, 대구, 울산, 전남, 경북 등 전국 각지의 자원봉사센터 회원과 전기공사협회 회원, 영일만서포터즈봉사단, 도배봉사단, 삼성전자서비스센터, 해병전우회, 대구에서 온 경찰봉사단 등 일일이 이름을 거론하기에는 너무 많다. 그들은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주택정리와 세탁봉사, 급식지원, 전기시설 복구 등 피해현장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실의에 빠진 수재민에게 재기의 희망을 심어 주었다. 상부상조 정신이 바로 이런 것이라 할만하다. 이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 가족이 포항 수해복구를 위해 100억원의 성금을 낸 것도 시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힌남노로 인한 포항지역 피해 규모가 추산이지만 2조원을 넘어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수마로 9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포항지역 사회에 준 정신적 충격도 적지 않다.
전국 각지 자원봉사단체의 헌신적 지원에도 포항은 피해를 극복하기에는 여전히 일손과 장비가 부족하다. 그러나 자원봉사자 등의 응원을 업고 포항은 과거 포항지진을 극복했던 것처럼 이번 재난도 잘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보답이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