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경북소방본부 등은 추석 연휴에도 인력과 소방차, 대용량 방사포, 펌프 등을 동원해 침수된 제철소 지하시설물 배수에 총력을 쏟았지만, 지하뿐만 아니라 지상에 쌓인 진흙과 쓰레기를 치우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가장 중요한 ‘쇳물’을 만드는 고로(용광로)는 가까스로 정상가동됐지만, 제강·압연라인 등의 피해가 커 정상 완제품이 출하되기에는 오랜 복구 기간이 필요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제강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한 제강·연주설비 복구에 집중하고 있다. 조속한 시일 내 모든 제강 설비를 정상화시킨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제철소는 철강생산을 위해 제강(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 연주(슬래브 등 철강 반제품을 만드는 작업),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작업)과정을 거치는데, 문제는 압연라인이다. 압연 공정을 거쳐야 슬래브가 강판이나 선재로 가공되는데, 압연라인은 인근 하천인 냉천 범람으로 대부분 시설물이 침수돼 현재까지도 물을 빼고 진흙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는 일단 포항제철소 고로를 정상화시켜 생산되는 반제품을 광양제철소로 옮겨 완제품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물을 빼낸 뒤 지하 시설물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야 생산 재개 시점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은 지난 6일 포항제철소를 찾아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복구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업계에서는 포항제철소 정상화에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포항은 물론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포항제철소 복구를 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각종 금융·재정지원을 통해 하루빨리 정상적인 조업이 이루어지도록 전력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