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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포항자원봉사 潛行…“이게 정상”

등록일 2022-09-12 18:03 게재일 2022-09-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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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국민의힘 국회의원(포항 남구·울릉군)이 추석연휴인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날 이준석 전 대표가 포항시 대송면 제내리에서 재난 복구 자원봉사를 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제내리 수해 현장을 살피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이준석 대표를 만났다. 함께 힘 보태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흙 묻은 티셔츠에 장화를 신은 채 주택가에서 해병대원들과 함께 못 쓰게 된 가구를 옮기는 작업을 도왔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부터 대구와 칠곡 등에 머무르며 책 집필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이번 태풍으로 피해가 극심한 포항을 찾아 남몰래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은 신선하게 비쳐진다.

지난 주말 의원총회에서 5선의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국민의힘은 추석연휴에도 조용하게 넘어가는 날이 없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자마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비난했다. 그는 지난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윤핵관 수도권 험지 출마론’과 관련, “초선이나 한 번 해보고 그런 소리를 하라”며 조롱했다. 정 위원장의 최대임무가 당내 갈등 수습인데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이 전 대표의 감정을 건들며 싸움부터 벌이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은 더이상 분란 속에서 표류할 경우 당이 와해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일 개원한 정기국회에는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숱한 국정 현안이 쌓여 있다. 거대 야당을 상대하는 데도 힘에 부치는 마당에, 비대위원장이 앞장서서 이 전 대표와의 지긋지긋한 싸움을 또 시작하고 있으니 누가 국민의힘에 애정을 느끼겠는가. 그리고 이 전 대표는 오는 16일 성 접대 의혹 등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추석연휴 포항 재난현장에서 조용하게 봉사활동을 한 것처럼,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자중자애하며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정부나 국민의힘이 어떻게 되든 분란을 계속 일으키면 남아 있는 지지자들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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