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화의 산실인 경북도가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으로 우리 경제의 미래동력을 만들어 내겠다고 선언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 반도체 산업 전략에 발맞춘 경북 반도체 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2031년까지 10년간 반도체 산업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편중에서 벗어나 전문가 2만명을 양성해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분야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경우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14%로 세계 2위이지만,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3.0%에 불과하다. 출판업을 예로 들면 책을 기획하거나 집필하지는 못하고 인쇄만 대신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파운드리 시장도 1위 TSMC와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고, 후발주자인 인텔의 도전도 받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스템 반도체 기술이 선진국의 서열을 가리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시스템 반도체 인력을 대거 양성해 미래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지난달 4일 시행된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구미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받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해당 법은 정부가 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하면 그에 대한 인·허가 및 기반시설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나노 반도체 융합연구원’을 설립해 차세대 모빌리티 반도체 소자, 설계 등의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 2만명 양성을 위해서는 특성화고, 대학, 대학원 등에 산업 현장 인력 수요에 대응한 재직자 맞춤교육과 계약학과 개설 등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SK 최태원 회장을 만나 경북도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으며, 상당부분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도지사의 ‘경북 반도체산업 초격차전략’ 구상이 현실화돼 경북도가 시스템 반도체 생산의 국제적 허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