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상공회의소가 그저께(23일) “올 추석 포항지역 기업자금 사정을 조사한 결과 자금상황이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더 힘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는 포항지역 77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9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조사결과, 현재 지역업체의 자금상황이 상반기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55.8%로 가장 많았고, 상반기보다 힘들다는 기업이 33.8%였다. 상반기에 비해 나아졌다는 기업은 10.4%에 불과했다. 상반기 자금사정에 대한 조사결과도 그렇게 밝지 않았었다.
6개월 후쯤에는 자금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대부분(57.1%)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하반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도 33.8%나 됐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이유는 매출감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금융부문에서 기업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금리인상(63.3%)이었으며, 그다음이 환율불안(13.9%)이었다. 전반적인 금융 정책에 대한 평가는 절반이상의 기업(52%)이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불만족(37.3%) 또는 매우불만족(4%)하다는 응답도 41.3%에 달했다.
불만족이유는 대다수가 ‘대출금리’를 꼽았다. 포항지역뿐 아니라 전국의 대부분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 번째 추석을 맞으면서 자금난 때문에 표정이 어둡다.
전염병 확산세로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데다, 원자잿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고 물류난까지 겹쳐 상당수 기업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빚으로 빚을 내 버티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매일 역대최고치를 경신한다는 보도도 나온다. 포항지역 상당수 중소기업의 경우, 코로나 사태를 3년째 겪으면서 담보력이나 신용도 등의 재무지표가 바닥권일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와 금융권은 사업 전망이나 거래 신뢰도 등을 평가하는 방법을 통해 정책자금과 신용보증 지원 확대, 대출금리·대출담보 완화, 운전자금 대출 확대 등의 특단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