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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비대위체제… ‘先公後私’ 마음 가지길

등록일 2022-08-10 18:48 게재일 2022-08-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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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지난 9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이준석 대표와 친윤계 간의 극심한 갈등 끝에 윤석열 정부 100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비대위를 출범시키는 상황까지 간 것이다. 비대위 위원장은 대구에서 5선을 한 주호영(63) 의원이 임명됐다. 주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별명이 ‘스님’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도를 걷는 인물이다. 2020년 21대 총선 직후 원내대표를 맡아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함께 총선 패배 이후의 당을 안정시킨 경험이 있다.

주 위원장은 이번에 또다시 난파선과 다름없는 국민의힘을 명실상부한 수권정당으로 수습하는 책임을 지게 됐다. 비대위 최대 현안은 두말할 필요없이 당 구성원 간의 갈등과 분열을 조속히 해소시키는 것이다. 지금처럼 윤핵관을 중심으로 한 당 중진들이 계속 권력투쟁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의힘은 2년후 총선을 앞두고 좌초될 수밖에 없다.

일단 주 위원장이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출범한 당 혁신위원회를 지속시키겠다고 밝힌 것은 국민에게 신뢰감을 준다. ‘공천시스템’을 비롯해서 차기 총선을 준비하기 위해 꾸려진 혁신위는 당의 외연확장을 위해 꼭 활성화돼야 하는 기구다. 윤핵관을 향해 “현 상황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비대위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도 잘한 일이다.

대표직에서 자동해임된 이준석 문제와 관련해서 주 위원장이 “빠른 시간 안에 만나고 싶다”고 했지만, 주 위원장이 이 대표와 만나 어떤 타협점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는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매듭을 지어야 한다. 현 분위기로는 윤 대통령이 먼저 이 대표에게 손을 내밀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면, 이 대표가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언급했듯이, 선공후사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해야 할 때다. 당의 비대위체제 전환에 대해 부당하고 억울한 감정을 누르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현재 이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도 모두 ‘자중하라’고 말리는 상황이 아닌가. 이 대표가 여기서 더 나가면 당의 혼란은 수습하기 힘든 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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