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특화 프로그램’ 세대 소통의 장으로
2022 경북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웃사촌- 기획공모 ‘황남 골목에서 청춘을 만나다’ 는 경상북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며 경북창작미술협회가 운영하는 인생형·어르신 특화 프로그램(70세 이상)이다.
이 지원사업은 지역의 문화적 환경과 문화자원을 고려해 지역의 문화예술단체가 지역민에게 적합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기획·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경주에 기반을 둔 경북창작미술협회는 1983년에 설립돼 경주, 포항, 영천, 영덕 등 경북 도내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술작가로 구성돼 있다. 내년이면 40주년을 맞이하는 지역의 대표적 비영리미술단체다.
‘황남 골목에서 청춘을 만나다’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여러 표현활동을 통해 인생 회고를 경험하게 하며, 그 과정을 시각화함으로써 자아존중감을 높이고 특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황남’이라는 장소성을 바탕으로 세대간 소통을 모색하는 프로그램.
1기, 2기로 진행되는 수업은 각각 8회차 8명씩 진행된다. 8회차 수업이 종료되면 수업의 결과물들을 전시한다.
수업 초반만 해도 학생과 강사 모두 긴장 어린 표정이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수십 년 전 학교 졸업과 함께 손 놓고 지냈던 미술 도구로 그림을 시작했다. 우려했던 첫 수업과 달리 회차가 거듭될수록 능숙함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총 8회차 수업 중반쯤엔 서로의 안부를 묻는 자연스런 시간이 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은 오랜 경력의 작가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하나둘 이야기가 풀어져 나오고 작품이 되었다. 소통, 특히 세대간 소통은 이 수업이 추구하는 목표 중 하나다.
경주시는 2018년 인구소멸 위험도시에 포함됐다. 노령화지수도 세계평균치가 19.1%인데 비해 2021년 현재 경주의 노령화지수는 289%에 달한다. 노인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다.
경주시 황남동은 산내면, 서면, 내남면에 이어 시내권에서는 만 65세 인구 비율이 제일 높은 지역이다. 도시근교 농업이 발달된 지역으로 경주의 관문인 톨게이트가 있고 주변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남산과 대릉원, 신라 건국의 설화를 간직한 나정 및 고분군 등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각종 건축 행위가 제한돼 경주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다. 젊은이들이 떠나고 노인이 대부분 거주하는 지역으로 세탁소, 선술집, 철학관 같은 업소가 즐비했었다.
낙후된 골목 동네는 최근 5년 사이 카페와 각양각색의 소품점, 레스토랑 등이 늘어나면서 젊음의 거리로 변모하며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주말이면 몰려드는 청년들로 넘쳐나는 곳이 되었다. 한옥 지붕과 구조는 그대로 두고 현대적 감각을 살려 리모델링을 진행해 경주만의 독특한 감성을 내뿜고 있다.
하지만 원주민들은 대체로 고령이 많다. 문화예술교육은 감각과 정서적인 기능을 활성화하여 활력을 유지할 수 있고 세대간 소통과 심리치료에 큰 효과를 보여준다. 농축된 인생의 맛을 아는 세대. 아직 충분히 빛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그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개발하려는 지역사회의 관심이 앞으로도 절실하다. /박선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