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그저께(18일)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8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RBSI가 100이하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지수 하락폭은 코로나 충격을 받은 지난 2020년 2분기 22포인트 하락 이후 두 번째로 컸다. 물가·금리 상승과 자산가치 하락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데다, 하반기에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게 주된 이유다. 유통업체 중 편의점과 백화점의 경우 간편식품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거나, 물가상승에 덜 민감해 비교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슈퍼마켓과 대형마트는 고전을 면치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골목상권의 대명사인 슈퍼마켓은 지난 분기 대비 RBSI가 48포인트나 하락(99→51)했다. 엔데믹이후 대면소비로 전환됐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에 끼여 운영난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간편식품은 편의점에서 사고 농축산물, 신선식품 등 식료품은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산층과 서민층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도 장보기를 최소화하거나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상품 소비를 포기하며 경영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이번 조사에서 예상한 바와 같이 경영 애로요인으로 ‘물가상승’(34.2%)과 ‘소비위축’(27.0%)을 가장 많이 꼽았다. 문제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앞으로 더 악화할 것이라는데 있다. 특히 유통업체 중에서도 슈퍼마켓과 전통시장 같은 골목상권들이 걱정이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자영업자나 상인들이 능동적으로 소비패턴 변화에 대응하고, 가격·상품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