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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눈물겨운 전기 절약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2-07-12 18:34 게재일 2022-07-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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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주부 “빨래 모아 한꺼번에”<br/>20대 학생 “시원한 도서관 찾아”<br/>절약·알뜰소비 문화 자리잡아
지난 8일 낮 12시 경 포항의 한 영화관에서는 더위를 피해 시민들이 모여 있다.
지금 우리는 고물가 시대를 살고 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은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서민경제와 직결된 외식물가 상승률은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예비율도 줄어들고 있는데 1일부터 공공요금인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됐다.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5원씩 인상돼 4인 가족 기준(월평균 사용량 307kwh) 월 1천535원가량 추가 부담이 생겼다. 주택·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메가줄(M)당 1.11원 인상해 시행 중이다. 여기에 날씨까지 한몫을 하니 요금을 한 푼이라도 더 아껴보고자 시민들은 절약에 절약을 더하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창포동에서 13개월 아기를 키우는 주부 이모(36) 씨는 “13개월 된 아이가 있어 이른 더위가 시작된 지난 5월부터 에어컨을 풀가동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에어컨은 처음 켤 때 소비전력이 높아서 처음엔 18도나 20도로 세게 틀어 집안 온도를 낮춘 뒤 유지하는 게 좋다고 해서 그 방법을 따르고 있다”며 “세탁기를 쓸 때도 아기 빨랫감이 생길 때마다 자주 빨래를 했었는데 세탁기 소비전력이 장난이 아니라고 해서 모아서 한꺼번에 세탁기를 돌리고 있다”고 했다.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시원한 곳’으로 ‘피신’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대학생 김모(22) 씨는 기말고사가 끝난 7월이지만 매일 도서관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과 토익 시험 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종일 있기도 눈치 보이고 집에서 종일 에어컨을 켤 수도 없어 도서관에 있는 게 생활비를 아끼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포항시 북구 우현동에 사는 장모(40) 씨는 “최근 전기효율이 높은 엘이디(LED)로 교체한 거실 등은 4개 중 1~2개만 켜고 멀티탭은 절전형으로 모두 교체했다”며 “여름이라 누진제가 적용되면 전기요금이 폭등할 것 같아 벌써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를 비롯해 안 오른 게 없는 고물가 시대 절약과 알뜰 소비는 필수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요금과 아파트 관리비를 함께 10%씩 할인해 주는 신용카드도 등장했다. 주부들은 “어차피 쓰는 카드라서 할인 혜택이 있는 카드로 갈아타려고 신청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4일부터 에너지 캐시백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시행한다”며 “세종, 나주, 진천에서 시범 실시된 이 사업으로 전기차 니로 1만2천200여 대를 완충할 수 있는 779MW의 전기가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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