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南川)의 발원지는 남천면 용각산(龍角山) 하도리 하도 저수지다. 남천강은 남천면을 지나면서 강폭도 넓어지고 수량도 풍부해진다. 경흥사 골짜기에서 흘러온 물과 산전리 뒷산 계곡에서 흘러온 물이 합쳐지면서 비로소 강다운 면모를 갖춰 22.5㎞의 물길이 시민들과 희로애락을 나누게 된다.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현대사회에서 실내가 아닌 실외 강변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시민들에게 주어지는 선물 같은 환경이다. 남천강을 이용한 운동은 여러 가지가 있다. 속보(빠른 걸음)는 그중 제1의 운동으로 꼽을 수 있다. 전문가의 자세와 복장을 갖춘 시민부터 편안한 복장의 시민까지 각양각색인데 속보 기준 칼로리 소모량을 살펴보면 4.4km(약 168kcal)가 표준이다. 시민들의 속보는 경산도축장-영대교-공원교-보도교-경산교-서옥교-백옥교-종점 월드메르디앙 건너편으로 이어진다. 거리를 줄일 수도 있고, 얼마든지 늘릴 수도 있다. 거리를 늘리려면 수성구 욱수천 쪽으로 향하는 코스와 반야월로 갈라져 금호강 쪽으로 접어드는 코스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걷기는 머리부터 시작해서 온몸 구석구석 어디든 건강해진다는 안내문이 군데군데 붙어있는 게 눈에 띈다.
남천강 한쪽엔 파크골프장, 그라운드 골프장, 게이트볼장 등을 갖춰놓았다. 시작은 시니어들을 위한 운동시설이었으나 이제 특정 연령층에 제한되지 않고 모든 연령으로 확대돼 이욘한다. 어느새 이용객이 부쩍 늘어 지금은 시설 확장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산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접근성도 좋으니 인기가 나날이 상승 중인 것 같다. 그밖에도 각종 운동기구 비치로 취향별 개인 운동을 즐길 수 있고, 초보자를 위한 자전거 무료교습을 통해 기능을 습득하고, 전용도로를 이용한 자전거 타기를 즐길 수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과 함께하는 ‘건강 백세 운동 교실’도 열린다, 농구대도 있어 청소년들이 경기를 즐기는 것도 볼 수 있다.
이제 몸의 건강과 함께 마음의 건강을 챙겨주는 이야기를 해보자. 오염되고 훼손돼 볼품없던 남천강이 보석처럼 다시 살아나게 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공을 들여 개발에 힘썼기 때문이다.
백천동부터 대평동까지 잘 가꿔 놓은 잔디밭 수변공원 군데군데 놓인 정자에는 한적한 시골마당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멍석이나 평상에 마을주민들이 모여 정담을 나누며 마른 풀에 불을 붙여 연기로 모기를 쫓고, 부채질로 더위를 잊던 추억이 옛날과 같은 모습으로 재현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겐 수변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노래 공연과 색소폰, 통기타 연주 등 음악 감상의 행운까지 덤으로 주어진다. 자연석으로 강둑을 쌓고, 꽃창포와 부레옥잠, 부들 같은 수생식물을 심어 수질이 좋아지자 청둥오리와 왜가리가 한가롭게 노닐고 밤에 나가면 수달도 만날 수 있다.
큰 키를 자랑하며 물풀들이 숲을 이룬 곳에서는 새들이 둥지를 틀고 지저귀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생명이 속살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시름도 잊고 시간도 잊는다. 쉽게 훼손시키고 어렵게 되살린 이곳 남천강은 많은 교훈을 준다. 인간은 자연 없이 살아갈 수 없다. 도심을 가로지르며 무더위를 식혀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남천강이 있는 아름다운 경산시로 놀러 오시길. /민향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