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려고 장봤더니 재료만 6만원”<br/>치솟는 물가에 ‘장포족’ 신조어 등장<br/>업계 소용량·PB상품 부담완화 나서
얼마 전 오랜만에 마트에 간 주부 정 모 (41·포항시 북구 대잠동)씨는 “마트에서 몇 개만 담아도 손이 떨린다. 아이들이 셋이라 박스로 사야 할 때가 많아 담을 때는 몰랐는데 계산대 앞에서 20만 원이 훌쩍 넘으니 표정 관리가 안 된다. 공산품도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먹거리 물가가 대부분 10% 이상 올랐다”며 장보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포항시 북구 양덕에 사는 직장인 이 모 (33·여) 씨는 “주말에 외식하지 않고 집에서 차려 먹을 재료만 담았는데도 6만 원 가까이 나왔다. 물가가 올라 직접 요리해서 먹어도 배달 음식이나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 것과 지출 차이가 크지 않다. 더 써질 때도 있어 어쩔 수 없이 장 보는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런 장포족들이 늘어나면서 편의점 업계가 가격을 낮춘 소용량 채소를 선보이거나 슈퍼마켓의 자체상표(PB) 상품 판매에 나서면서 고(高)물가 잡기에 동참하고 있다. 대형마트 보다 싼 가격의 상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려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1인 가구가 주로 식료품과 간편식을 구매하는데 아이디어를 얻어 초저가 상품을 출시 중이다. 한 업체는 마늘, 고추, 대파 등 자주 이용하는 채소를 한두 끼 양으로 소포장으로 판매한다. 농협유통센터와 직거래로 가격은 900원~4천500원으로 평균가 대비 30%나 저렴하다. 이 밖에도 돼지고기와 소고기 냉장육을 소용량으로 출시한다. 중소기업 상품을 시중가에 70~80% 저렴하게 판매하는 ‘리얼프라이스’를 취급하고 김밥, 계란, 쌀을 한정 판매하기도 한다.
포항 북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외식 물가 인상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 본사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고객들에게도 반응이 좋다. 편의점이 1인 가구가 많은 원룸촌에 위치해 채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오천에 사는 주부 박 모(45) 씨는 “요즘은 편의점에서 소량으로 잘 나오기 때문에 필요할 때만 사는 게 더 절약된다. 앞으로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