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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다시 동시의 마을로

김동수 시민기자
등록일 2022-06-12 19:51 게재일 2022-06-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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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의 마을 잔치’에 참여한 아이들.
1960년과 70년대 상주에 있는 청동초, 외남초, 상주초등학교 세 학교 어린이들의 글이 전국에 이름을 떨치자 언론에서 상주글짓기교육 현장을 취재해 신년특집으로 ‘동시 꽃피는 마을’이라 소개했다.

이후 다른 언론에서 ‘어린 문사의 고장’이란 제목으로 연재했으며, 1959년 ‘새싹회’ 주관으로 서울중앙공보관에서 ‘어린이 문학촌’이라는 이름의 시화전을 열었고, ‘동시의 마을’이라는 이름은 윤석중 선생이 ‘동시 꽃 피는 마을’을 고쳐 부른 것이다. 1963년 상주 어린이 글쓰기 대회 당선 작품집이 ‘동시의 마을’로 나오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낙동강문학관(관장 박찬선)에서는 동심에 가득 찬 상주를 되살리기 위해 최근 ‘동시의 마을 잔치’를 펼쳤다.


지난 5월 27일와 30일에는 동시 마크라메(인형 만들기), 동시화로 꾸미는 방패연, 그리고 동시화를 수놓은 감성천, 동시 책갈피 만들기, 석고에 동시 그리기, 전통 놀이마당 등의 체험 부스와 ‘꼬깜꼬가미’ 인형극, 복화술, 동화구연으로 구성된 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강’, ‘5월’, ‘낙동강문학관 오는 길’을 주제로 한 동시 쓰기와 그림그리기 대회도 함께 운영했다. 이 기간 동안 300 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였으며 그동안 코로나로 움츠렸던 동심의 기지개를 활짝 폈쳤다.


잔치에 참가한 화령초등학교 4학년 학생은 “사람의 입에서 얼마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지 놀랐어요”라며 복화술 공연을 관람 한 후 소감을 말해 주었고 또 다른 학생은 “신현득 선생님의 문구멍이란 동시가 기억에 남아요”라며 동시를 낭독했다.


5월 30일 저녁에는 Breeze Quintet 실내악단이 들려주는 인연, 걱정말아요 그대, 옛사랑, 섬집아기 등 저녁 노을에 어울리는 음악 선물과 박찬선 시인의 시 ‘물의 집’외 3편을 감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안도현 시인을 초청해 ‘동시 이야기’란 주제로 강연이 있었다. 안 시인은 “우리는 그동안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세계가 동심의 고향인 것처럼 왜곡을 일삼았다”고 진단하고 “남들이 늘 하던 방식 그대로 행과 연을 배치하는 것에 의구심을 가지고, 현실을 뒤집고 튕겨내고 해체하는 상상력이 없이는 동시를 동시라고 말하기 곤란하다”며 향후 동시문학이 나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상주가 동시의 마을을 노래하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다. 동시는 동심으로, 동심은 순수로 이어져 있다. 얼마 전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이 속한 정당의 이름을 ‘르네상스(Renaissance)’로 변경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르네상스는 본질로의 추구이고, 그 바탕에는 순수함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상주도 다시 한 번 ‘동시의 마을’로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싶다. /김동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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