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야송 이원좌 선생의 청량산 실경 산수화를 담은 청량대운도 전시관이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서울 정도 600년 야송화전에서 ‘청량대운도’를 첫선을 보인 후 청송 야송미술관에 기증했다.
하지만 가로 46미터 세로 6.7미터에 이르는 대작은 전시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었다.
그림을 보려고 찾는 이들이 줄을 이으면서 군에서는 달기 약수탕과 야송미술관, 신촌 약수탕을 잇는 관광벨트 조성을 위해 2013년 청량대운도 전시관을 개관했다.
‘청량대운도’는 1992년 4월부터 시작해 그 해 10월에 완성되었다. 야송 선생은 대운도를 위해 1989년부터 청량산 구석구석을 답사하느라 헤매 다녔다. 실제로는 6개월이 아니라 4년이 소요된 것이다.
붓을 손에 든 뒤로는 끼니를 거르는 건 예사였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밤낮없이 작업을 강행했으므로 건강을 돌볼 여력조차 없었다.
전지 400매 분량이 쓰였을 정도로 그림에 들인 정성은 대단하다. 검고 윤기가 흘렀던 숱 많은 머리는 작품이 완성될 때쯤 하얗게 세어 백발이 되어있었다고 한다.
작품을 하는 동안 꾸준히 기록으로 남긴 야송 선생의 일기에서도 그 열정을 찾아볼 수 있다.
선생의 분신과도 같은 ‘청량대운도’는 한국화의 상징으로 손꼽힌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2층 높이의 기다란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과 마주한다. 처음 본 이는 누구나 그 규모에서 풍기는 위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건물 전체가 수장고인 셈이어서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기계장치 소리가 만만치 않은데도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 또한 엄청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구름 위에 뜬 청량산이 다만 그림으로만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청량대운도에서 몇 해 전 작고하신 야송 선생이 하얀 머리를 묶고 푸른 두루마기 펄럭이며 걸어 나올 것만 같다.
청량대운도 관람을 마치면 바로 옆 야송미술관이 기다린다. 두 개의 전시관에 국전 심사위원을 지냈던 야송 선생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청송의 산수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런 후엔 눈앞에 보이는 신촌 약수탕에 들러 탄산수처럼 톡 쏘는 약수 한 컵 들이켠다면 여행의 피로는 씻은 듯이 날아갈 것이다.
신촌 약수로 푹 고운 닭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더위를 대비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약 300미터에 걸쳐 있는 약수백숙집 어디든 약수가 철철 흘러넘치는 광경은 여행의 또 다른 묘미를 줄 것이다. 동청송 IC에서 내리면 지척에 모여 있어 길을 헤맬 필요도 없다.
/박월수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