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지난주 실시된 사전투표 결과를 보면 상당수 유권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관심이 멀어진 것 같다. 대구는 14.80%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해 전남 투표율의 절반수준에도 못 미쳤다. 전국적으로 이번 지방선거가 지난 대선의 연장전 같은 ‘미니대선’ 의미가 더해지면서 사전투표율이 역대최고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 지역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무관심한 이유는 뻔하다. 투표에 참여하든 안하든, 선거결과가 이미 국민의힘 후보들의 압승으로 끝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 지역에서는 정당간 판세를 분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수진영 후보의 일방적인 우세로 선거 캠페인이 진행돼 왔다. 역대 최대의 긴장감 없는 선거였다.
대구의 경우 오늘 본 투표율도 최하위권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미 당선이 확정됐거나, 아니면 누가 당선될지 예측할 수 있는 상태에서 유권자들이 애써 투표장에 나올 흥미를 잃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초단체 3곳을 비롯해 광역의원 37곳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방선거는 예산 집행과 인허가, 자녀교육 등 시민 개개인의 일상과 밀접한 정책을 결정하는 인물을 뽑는 행사다.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시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지난주까지의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면, 아직 각 선거구마다 부동층이 상당한 만큼 유권자들은 승부를 예단해선 안 된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선거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투표장에 가기 전 선거공보물을 꼼꼼히 읽어 보고 어떤 후보를 선택할지 다시한번 판단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