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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공천룰’이 지방선거 공천파동 원인

등록일 2022-04-26 18:07 게재일 2022-04-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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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수성구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는 지난 25일 포항, 김천, 영주, 군위, 의성, 청송 등 경북 곳곳에서 찾아온 지방선거 공천탈락 후보자와 지지자들의 항의사태로 온종일 어수선했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 지지자들은 본경선도 치르지 못하고 컷오프된 현역 시장·군수들의 공천심사를 중앙당 공관위에서 직접 해달라고 요구했고, 김천과 의성, 청송에서 온 각 후보 지지자들은 현직 군수와의 경선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재심을 요구했다.

경북도당 공관위는 이처럼 공천방식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자 결국 문제가 된 교체지수 적용 설문조사 문항을 다듬은 뒤 컷오프된 현직 단체장(포항·영주·군위)에 대한 여론조사를 다시 하기로 했다. 김주수 의성군수와 이희진 영덕군수는 컷오프를 통과했으나 경쟁 후보자들이 현직 군수와의 경선을 거부하며 재심을 요구해 재조사하기로 했다.

지방선거 때마다 경북지역에서 국민의힘 공천 파동이 재연되고 있는 것은 중앙당 공관위가 지역별 특성에 맞춰 공천룰을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배려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도당 공관위와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경우 지방선거를 치르고 곧바로 다음 총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공천할 때 사심이 작용할 수 있다. 특히 3선 단체장 후보들은 잠재적인 도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길 수 있다. 이번에 교체지수를 통해 컷오프된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 후보도 이러한 맥락에서 공천배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병욱 의원(포항 남구·울릉군)은 최근 자신의 SNS에 “교체지수는 ‘교체’ 되어야한다. 정의롭지도 과학적이지도 않다”고 말해 현역단체장 공천배제 파동의 핵심을 짚은 것으로 여겨진다. 국민의힘이 공천파동의 고리를 끊으려면 공천룰을 당헌·당규에 확실하게 명시해 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선거 때마다 공천룰이 달라지니까 공천 파동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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