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북도당이 6·1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파동으로 혼란에 빠졌다. 단체장 공천과정에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함께 ‘사천논란’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에서는 이강덕 예비후보가 교체지수가 높다는 이유로 본경선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컷오프(공천배제)되자 지지자들이 경북도당 공관위원장인 김정재 국회의원(포항 북구)의 사무실 앞에서 삭발식을 하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당에서는 지난 23일 경북도당의 현역 재선단체장 경선 컷오프 결정에 불복하며 재심을 요구한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 예비후보의 청구를 받아들여 안건을 다시 경북도당에 돌려보냈다. 중앙당 공관위는 경북도당이 비공개 여론조사로 실시한 교체지수 설문항목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당이 재선 단체장만을 대상으로 교체지수 조사를 한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북도당은 이번 주 중 재심을 진행해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이강덕 포항시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시장 본경선 후보결정은 중앙당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 남구(김병욱 의원)와 북구 당협위원장의 입장이 다르고, 정치적 이해당사자는 제척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포항시장 공천을 둘러싼 파행은 김정재 의원과 이강덕 예비후보 간 쌓인 갈등 탓이 크다. 두 사람은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포항을 방문했을 때 ‘현역시장 패싱’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김 의원이 이 시장의 영일만대교 브리핑 기회를 사전 차단했다는 말이 나왔다. 두 사람은 앞서 포스코지주사 본사 소재지를 포항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도 신경전을 펼쳤다.
두 사람 간의 충돌은 반드시 후폭풍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모습은 현안이 산적한 포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공천파동의 일차적 책임은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있는 만큼, 김 의원은 이번 주 실시되는 재심 경선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또다시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