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일단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현역 국회의원 공천을 최소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공천은) 과거로 회귀한 인물이 아니라 미래로 전진할 인물을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정치인 위주가 아니라, 미래 정치를 리드해 나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공천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의석수를 최대한 늘려야 하는 국민의힘으로서는 당연히 우선순위에 둬야 할 공천기준이다. 현재 민주당 의석수는 172석이며, 국민의힘은 국민의당(3석)과 합당이 이뤄지더라도 113석에 그친다.
국민의힘 현역의원 중 광역단체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홍준표 의원(대구시장)을 비롯해 서범수 의원(울산시장), 윤한홍 의원(경남도지사), 김성원·김은혜 의원(경기도지사), 윤상현 의원(인천시장) 등이다. 이들 의원들이 대거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해당 지역구는 보궐선거가 치러져야 해 민심이 악화할 수 있다. 많은 국민세금이 들어가는 보궐선거 귀책사유가 국민의힘에 있다는 비난이 거세지면 국민의힘은 3·9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때처럼 후보도 내지 못한 채 의석을 잃을 수 있다. 새 정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국회 상임위별 의석수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역의원들이 뚜렷한 명분없이 단체장 선거 출마를 고집할 경우 당은 당연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그야말로 박빙의 승리를 거뒀다. 뭔가 한 부분만 더 삐걱거렸다면 선거에서 졌다. 현 정권의 산실인 이 지역 지방선거에서 과거처럼 ‘밀실공천’이나 ‘인지도중심 공천’을 하면 민심이 동요하고, 따라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도 떨어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해당 지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실력과 리더십을 가진 인물을 후보로 내세워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