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당선인이 가져야 할 시대정신은 국민통합

등록일 2022-03-10 00:00 게재일 2022-03-10 19면
스크랩버튼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9일 저녁 완료됐지만, 투표집계 결과 여야 후보의 팽팽한 대접전으로 이어지면서 당선자는 이날 자정까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지상파 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48.4%, 민주당 이재명 후보 47.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빙의 승부전이 전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출구조사에서 사전투표 및 코로나 확진·격리자 투표가 제외된 만큼 정확도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본지는 신문인쇄 마감시간 관계로, 누가 승리하든 당선인이 해결해야 할 주요 국정과제를 주제로 사설을 싣는다.

먼저 긴 대선레이스에서 승리를 거둔 당선인에게는 축하를, 선전(善戰)했지만 낙선한 후보들에게는 위로를 보낸다. 이제 피 말리는 승부는 끝났다. 국민은 일상으로 돌아가 내 편, 네 편이 아니라 하나가 돼 미래를 함께 열어 가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사상 유례없는 사전투표율이 나타난 것은, 그만큼 팍팍한 삶에 짓눌려온 유권자들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절박하게 나타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민통합은 시대정신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촉발된 경제·안보 위기 상황 속에서 새 대통령 당선인이 맞닥뜨린 도전과제는 만만찮다. 당선인의 어깨는 그 어느 대통령보다 무겁다. 지금 당선인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와 함께, 낙선 후보자들에게 던진 유권자들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그들을 진정으로 끌어안는 것이다.

선거 이후의 국민통합과 화해는 거의 전적으로 승자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당선인은 앞으로 새 정부를 운영하면서 그동안 선거캠페인 과정에서 강조해온 대로 상대정당의 정책을 폭넓게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과거 선거에 비해 희석되었다고는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과 호남 지역에서 거듭 확인된 뚜렷한 지역성향도 시급한 통합과제로 삼아야 한다. 당선인의 진영 통합 의지는 취임 이후의 인재등용에서 드러난다. 대선에서의 논공행상을 최대한 배격하고, 정파를 뛰어넘어 폭넓게 인재를 중용해야 한다.

위태로운 안보와 경제

국가안보는 당선인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북한은 핵 개발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면서 계속적인 도발을 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의 유일한 국제적인 안보시스템인 한미동맹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정에서도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대러시아제재 동참에 우물쭈물하다 미국측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4국(호주·인도·일본·미국)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에도 한국은 쏙 빠져 있다. 새 대통령의 정상외교 능력에 따라 주변국과의 관계가 긴밀해질 수도, 멀어질 수도 있다. 안보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당선인은 미국과의 동맹을 확고히 유지하고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경제도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반기업 정책이 줄줄이 시행돼 대기업의 연구개발과 투자 의욕이 차갑게 식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지고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 새 정부는 기업활동이 활성화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저성장이 지속하면 청년들은 일자리를 못 구하고 영세 자영업자는 가게 문을 닫아야 한다. 당선인은 한계에 부닥친 한국 경제를 새로 디자인하고 뼈를 깎는 구조 개혁으로 경제 회생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비수도권 소멸도 긴급현안

국토균형발전과 비수도권 소멸문제는 당선인이 국정과제 0순위로 삼아야 할 현안이다. 모든 권력과 사회적 자원이 지금처럼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는 한 국민은 좋은 직장과 교육 환경을 찾아 서울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정치·경제·사회·교육·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지역균형발전이 이루어지려면 최고 권력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정책과 사업은 정부 부처에서도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많은 국정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해서 대통령 당선인이 주눅들 이유는 없다. 당선인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믿고,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과 국익을 위한 길인지를 숙고해보면 해답이 나올 것이다. 이번 대선 후보자들은 대부분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민이 주인이고 자신은 머슴이라는 말을 강조해 왔다. 그 초심이 끝까지 변하지 않도록 늘 자신을 되돌아보고 다잡아야 할 것이다.

이우근 시인과 박계현 화백의 포항 메타포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