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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尹·安 단일화 ‘동상이몽 셈법’

김진호기자
등록일 2022-03-03 20:13 게재일 2022-03-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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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기대 못 미쳤던 호남표심 <br/>일대일 구도 재결집 승리 확신”<br/>국힘 “安 호남 표 尹으로 이동<br/>득표율 목표치 40%까지 달성”<br/>양당 모두 사전투표 참여 독려

대선을 불과 1주일도 남겨두지 않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가 표심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여야는 서로 유불리를 탐색하면서도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호남에 공을 들이는 윤 후보와 호남에서 ‘녹색(중도) 돌풍’을 일으킨 적이 있는 안 후보의 결합이 미칠 영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은 각자 자신에게 유리하게 평가하며 단일화 이후 선거 전략을 짜는 데 부심하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그간 예전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호남 표심이 단일화로 일대일 구도가 형성되면서 재결집할 것이라며 단일화효과를 평가절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3일 전남 고흥군 녹동시장 연설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와 관련, “오늘 단일화를 보면 확실히 (우리 지지층이) 결집해서 이겼다는 생각이 든다”며 “더욱더 승리의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오전 선대본부장단 긴급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층은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도 모른다. 양측 지지자는 물론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이런 식의 단일화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두 후보가 ‘가치 연대’를 강조한 것을 두고는 “자리 나눠 먹기 야합을 하면서 ‘가치 연대’를 내세웠는데 이것은 우리가 주장해 온 통합정부 내용을 베껴간 느낌이라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호남지역에서 상당한 지지세가 있는 안철수 후보의 표가 흡수될 것이라 기대하며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선거 전략을 짜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반(反)민주당’ 정서에 기반한 안 후보의 호남 표가 윤 후보에게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적극적인 호남 공략으로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한 데다 여기에 안 후보의 표가 더해진다면 호남 득표율이 목표치인 30%를 넘어 40%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특이한 것은 양당 모두 후보 단일화 이후 곧바로 진행되는 사전투표(4∼5일) 참여를 독려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는 점이다.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으로 단일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단일화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전투표율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지역구별로 전화와 SNS를 통해 사전투표율 제고에 나섰다.

어떻든 국민의힘은 역대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경우 승부에 유리했던 사례를 들며 승부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대선 후보 단일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1997년 15대 대선에서의 이른바 ‘DJP 연합’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를 이끌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는 1997년 11월 3일 대선후보 단일화 합의문에 극적으로 서명해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을 이끌어냈다. 또 2002년 16대 대선에는 노무현 후보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와의 극적인 단일화로 D-24일 조사에서 단숨에 지지율 43.5%로 첫 역전을 이루며 노무현 당시 후보가 대선에서 극적으로 승리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후보 단일화를 하고도 패배한 경우도 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했는데도 패배했다.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갈등을 겪다가 같은 해 11월, 안 후보가 전격 사퇴하며 후보가 단일화됐지만 충분한 시너지를 내지 못해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승리로 끝난 바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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