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달성군 가창면 주암산에서 일어난 산불은 두 번이나 재발화하는 바람에 진화하는 데 무려 4일이나 걸렸다. 또 지난달 28일 경남 합천군 율곡면에서 시작한 산불은 고령군 쌍림면까지 번져 축구장 950개 면적과 맞먹는 675ha 면적의 산림을 태웠다. 헬기 35대, 진화 요원만 2천500여명이 동원됐다.
최악의 겨울 가뭄이 이어지면서 올 들어 두달 동안 발생한 산불은 전국적으로 22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118건보다 두배가 많다. 경북서도 16개 시군에서 38건의 산불이 발생, 작년보다 12건이나 더 많았다. 문제는 겨울 가뭄이 당분간 더 지속할 거라는 기상 예보다. 또 연중 산불 발생이 3∼4월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예년 통계를 보면 봄철(3∼4월)에 일어나는 산불이 전체의 67%다.
반면에 올 들어 전국적으로 내린 비의 평균 강수량은 8.7mm다. 예년의 17% 정도다. 대구는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은 무강수일이 무려 71일간 이어졌다. 50년 만에 최악 가뭄이라 한다.
가뭄과 건조한 날씨, 강풍까지 동반하면서 올해 산불은 났다 하면 대형이다. 지난달 15일 영덕에서 일어난 산불도 축구장 560개 면적의 산림을 태웠다. 특히 건조한 날씨로 산과 들이 바짝 마른 상태라 진화됐던 불도 다시 되살아나는 경우가 많다.
3월부터는 연중 가장 건조한 시기다. 봄철 산행과 행락객 발길이 잦고 영농준비로 농촌도 분주하다. 산불 발생 우려가 그만큼 커지는 계절이다. 산불 방지를 위한 관련 당국의 촘촘한 예방이 중요하다. 경북도가 지역별로 담당자를 지정하는 산불 책임제를 도입한 것은 순발력 있는 조치다.
등산객, 농민 등 모두가 산불 예방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산불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산불 발생 대부분이 실화나 쓰레기 소각같은 작은 부주의에서 빚어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