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달 28일 포스코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포스코 지주사(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에 대한 합의서는 이제 시작이다. 시작이어서 불안정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발표한 합의문 내용 중 포스코홀딩스 소재지 이전과 관련한 문구에 석연찮은 부분이 있고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합의문에 서명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두고, 실질적인 본사이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최정우 회장 서명이 빠졌다 하더라도 이 회사 당연직들이 서명을 했다. 대선 후에 최 회장이 포항시를 방문해서 추가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포항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김희수 경북도의회 부의장도 동석했다. 참석자들은 ‘대시민 담화문’을 통해 “포스코지주사 서울 설치 계획 철회와 함께, 포스코 지주사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설치, 그리고 지역상생협력사업 추진을 골자로 한 합의서를 시민들의 단합된 힘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범시민대책위원회와 함께 합의서의 성실한 이행을 포함한 철저한 사후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이 언급한 것처럼, 포스코지주사 포항이전을 핵심으로 하는 합의문 내용 중에는 실효성 논란 소지가 있는 부분이 더러 있다. 이 부분은 최정우 회장이 곧 포항에 와서 시민들에게 설명을 하면 될 것이다. 포스코는 포항시민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
포항시와 포스코가 상생협력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상호신뢰 문제다.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는 포항시와 포스코지주사, 포스코가 함께하는 TF를 하루빨리 만들어 이차전지·수소·바이오 등 신산업에 대한 포항투자 방안 등 후속조치들을 빨리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포항시는 이번 사태가 도시미래를 한차원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포스코가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해서 지역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