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위 언사·선명한 발언<br/>지지층 결집 효과 있지만<br/>막말·물의 일으키는 처신<br/>순식간에 2~3%p 표 빠져<br/>전체 판세 심각한 영향도
대통령 선거판이 점차 달아오르면서 여야 각 당은 입조심, 몸조심에 들어가는 등 주의보가 내려졌다.
대선 기간 입조심은 막말 등의 발언을 삼가하는 것이고 몸조심은 최근 문제가 된 부산 원정골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대선 후보가 지지율을 1∼2% 포인트 끌어올리기 위해 전국 곳곳을 누벼야 하지만, 막말이나 물의를 일으키는 처신이 한 차례라도 발생하면 순식간에 2∼3% 포인트의 지지율을 깎아먹어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여야를 막론하고 그동안 선거철마다 재연되는 막말 시비가 결국에는 나비효과를 일으켜 전체 판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 적지 않았던 사례도 영향이 있다.
특히 대선을 보름정도 남겨둔 상황에서 여야간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자칫 의도치 않은 실수 하나가 전체 표심을 흔드는 주된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대선 후보는 물론이고 대선 관계자들의 사소한 실수가 곧바로 대선 토론회나 SNS를 통해 집중포화를 받을 수 있는 빌미가 될 수도 있어 선대위 관계자들이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 수위의 언사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크겠지만, 이번 대선에서 키를 쥔 중도층의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경계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국민의힘 강원도선거대책위원회는 민주당 이광재(원주갑) 의원이 공식선거운동을 앞둔 지난 13일 부산시당 위원장과 함께 부산에서 원정골프를 친 것이 확인됐다며 “강원도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포기한 것인지 강원도민을 철저히 무시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 강원도선대위 측은 지난 2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임명장 남용’을 거론하며 국민의힘 도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선대위로부터 받은 임명장을 반납했다.
막말은 지난 17대 총선을 20일 앞두고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때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40%대 중후반에 육박하며 200석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 발언 직후 지지율 하락을 면치 못했고 고사 직전이었던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살아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는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방송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광화문 세월호 텐트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발언으로 당 윤리위로부터 ‘탈당권유’ 조치를 받았으나, 징계 이후에도 유세 연설에서 문제성 발언을 계속해 악재로 작용했다.
이 발언으로 수도권 격전지에서 20석 넘게 손해를 봤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당 안팎에 타격감이 컸다.
이에 따라 민주당 선대위는 각 시도당에도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 ‘실언·실화 주의’ 지침을 내렸고 최근에는 ‘유흥·사치 행동 엄격 금지’까지 지침에 추가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9일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사령탑에 앉자마자 의원들에게 SNS 자제령을 내렸고 회의 때마다 ‘팩트를 중심으로 야당을 비판해라’, ‘지나친 네거티브는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의원들에게 신중한 언행을 당부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막말에 단호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최근 당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국민정서상 빈축을 살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이 나오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며 ‘경계령’을 내렸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