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전면해체는 김종인 위원장이 주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 전면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공동선대위원장 전원, 6명의 총괄본부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도 이날 의원총회 후 “의원 모두가 당직을 내려놓고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후보 빼고는 다 바꾼다는 방침으로 후보가 전권을 갖고 당과 선대위를 개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선거가 임박하긴 했지만, 윤 후보 선대위와 국민의힘이 과감하고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잘한 일이다. 여론추세가 굳어질 수 있는 설 연휴를 앞두고 민심을 되돌려 놓지 않으면 선거승리는 물 건너갈 수 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윤 후보는 선대위와 당이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일전해 선거캠페인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변화와 쇄신에 대한 결론을 내놔야 한다.
윤 후보가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지지율 하락 원인이 다른 사람에게 있지 않고 자신에게 있다는 점이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보수정당 지지자 중 상당수는 윤 후보 이념의 정체성을 의심하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연말 호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저는 정권교체를 해야 하겠는데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어 부득이 국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아직 그날 호남발언에 대해 실망감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윤 후보가 이준석 당대표를 포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이 대표에 대한 피로도가 쌓여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 대표는 국민의힘 개혁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이 대표를 내치는 것은 당을 6·11 전당대회 이전 상태로 되돌리자는 생각과 다름없다.
다행히도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아직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절반은 넘는다. 이러한 국민의 여망에 윤 후보가 어떻게 부응할지 선대위와 당의 인적쇄신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