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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부지 반환받은 대구시 노하우 눈길 간다

등록일 2021-12-30 19:08 게재일 2021-12-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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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그저께(29일) 국방부·주한미군과 ‘캠프워커 서편도로 및 47보급소 부지 반환’을 위한 기부대양여사업 합의 각서를 체결했다. 미군이 소유하고 있는 이 부지는 대구 3차순환선도로와 중구 도심지에 각각 자리 잡고 있어 지난 1994년 ‘SOFA(한미행정협정) 현안’으로 선정되었지만, 주한미군의 내부사정 등 협상걸림돌이 많아 대구시가 돌려받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캠프워커 서편도로가 대구시로 반환됨에 따라 대구시 3차순환도로는 25년만에 완전한 개통을 할 수 있게 됐다. 중구 수창동에 있는 미군47보급소 부지(9천460㎡)는 지난 1947년부터 미군창고로 사용돼 시민의 출입이 금지된 ‘금단의 땅’이었다.

대구시가 기부대양여 방식을 통해 주한미군시설을 옮기는 것은 전국 최초 사례다. 이 방식은 대구시가 서편도로와 47보급소에 있는 군 시설을 옮겨갈 땅과 건물을 조성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이들 시설을 옮긴 후, 국방부가 서편도로와 47보급소 부지를 대구시에 양여하는 수순을 밟는다. 서편도로에 있는 군 시설은 캠프워커 주변에 똑같은 규모와 면적으로 조성하며, 47보급소는 앞산순환도로 인근 산기슭 시유지에 같은 규모로 만든다. 기부대양여방식은 주한미군 부지반환 갈등을 겪고 있는 지자체들에게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현재 700m 길이의 캠프워커 동편 활주로 구간은 지난해 12월 이미 반환받아 국방부에서 환경정화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새해들어 본격적으로 기부시설에 대한 설계를 시작해 오는 2025년 하반기에 관련 공사를 마무리하고 부지를 반환받을 예정이다. 수창동 47보급소 후적지는 시민의 여가생활을 위한 공원이나 문화시설로 조성한다.

전국적으로 도심 주요지점에 위치해 있는 미군부대는 해당 지자체 도시계획에 큰 걸림돌이 돼 왔다. 특히 주변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가 제약돼 남모르는 고통을 겪어왔다. 이번에 대구시가 3차순환선도로 단절구간과 도심에 흉물로 남아있는 미군창고를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돌려받는 아이디어를 낸 것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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